2025년 6월 2일, 두산 베어스의 이승엽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며 리그 9위라는 성적에 머물고 있었고, 그 부담감 속에서 결국 자진 사퇴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었던 만큼, 이 같은 결정은 팬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민타자’의 도전, 그러나 아쉬웠던 결과
이승엽 감독은 2022년 10월,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두산의 제11대 감독으로 선임되었습니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18억 원. 상징성과 기대감은 컸습니다. 선수 시절 쌓아온 위상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두산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모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아쉬움을 남겼던 두산은 올해 역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경기력은 불안정했습니다. 연패가 반복되고 순위가 좀처럼 올라가지 않자, 결국 이승엽 감독은 스스로 물러나는 선택을 했습니다.
선수단 대거 2군행, 본격적인 체질 개선 신호탄
감독이 물러난 다음 날인 6월 3일, 두산은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고액 연봉자와 주축 선수들을 포함해 대규모 1군 엔트리 조정을 단행한 것인데요. 양석환, 강승호, 조수행, 손율기, 김민호 등 여러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갔습니다. 투수진에서는 홍건희, 김명신, 조제영 등이 말소되며 투타를 가리지 않은 강도 높은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특히 양석환과 강승호는 팀 내에서도 높은 연봉을 받는 주축 선수들이지만, 성적 부진에 따라 단호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양석환은 타율 0.260, 최근 10경기 타율 0.167로 부진했고, 강승호 역시 시즌 타율 0.217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조수행은 빠른 발을 활용한 도루는 좋았지만, 득점권 타율이 0.158에 불과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리셋이 필요할 때
이번 조치는 단순한 성적 부진에 따른 처분이 아닙니다. 팀 분위기를 재정비하고, 선수들에게 휴식과 자극을 주기 위한 일종의 ‘리셋’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정된 라인업 운영에서 벗어나 새로운 얼굴에 기회를 주고, 경쟁을 유도하며 활력을 되찾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일 것입니다.
감독 대행으로는 조성환 퀄리티 컨트롤 코치가 임명됐습니다. 이제 두산은 새로운 체제에서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2군에 내려간 선수들이 재충전 후 다시 돌아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야구는 길고, 시즌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부진이 팀 전체의 구조를 되돌아보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이번 결단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승엽 감독의 자진 사퇴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동시에 두산이 체질을 개선하고 리빌딩의 방향성을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남은 시즌 동안 새롭게 기회를 잡을 선수들이 얼마나 잘해주느냐, 그리고 팬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느냐입니다. 두산의 변화는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이들의 도전에 팬들의 응원과 관심이 절실한 때입니다.